안녕하세요~ 이제 임신 18주 5일차에 들어서서 태동을 제법 느끼고 있는 톰보이 마마입니다! 오늘은 미국 어바인에서 저의 임신 12주차 일기 시작할게요~ :)
임신 12주, 땡스기빙 시댁 방문, 임밍아웃
추수감사절(Thanksgiving) 기념, 우리는 시댁 방문을 계획했다. 짝꿍이 비밀을 잘 지킨 덕분에 시댁에서는 아직 우리의 임신 사실을 모르셨기에 우리는 어떻게 임밍아웃을 할지 고민했고, 그래서 결정한 방법은 포춘 쿠키!! 저녁 식사 후에 디저트를 준비해 왔다며 나눠주고, 부모님은 쿠키 안에서 '내년 6월에 손자가 생깁니다.'라고 적은 종이를 발견하게 되는 시나리오였다. 시누이 부부를 위한 쿠키에는 '내년 6월 조카가 생깁니다.'라는 종이를 넣었다.
가기 전 날, 우리는 포춘 쿠키를 만들었는데, 실리콘 베이킹 매트가 필요한 것 같았지만 없었기에.... 집에 있는 베이킹 트레이에 대충 오일을 발라 굽기로 했다. 그래서인지 결과는, 음.... 포춘 '쿠키'가리보다, 포춘 '브레드'랄까. 베어물면 바삭~하고 부서지는 게 아니라, 찢거나 베어 물어야 하는 그런 느낌의 결과물이 나왔다. 하지만 우리에게 중요한 건 질감보다 모양과 그 안의 컨텐츠였기에 나름 만족했다. 정신 승리. :)
시댁은 같은 캘리포니아에 있지만 북부에 위치하고 있어, 운전해서 가면 6시간이 걸린다.비행기로 가면 조금 더 편하겠지만, 코로나 시국이라 우리는 운전해서 가기로 했고, 결국 가는 데 6시간 반, 오는 데 9시간 반...이 걸렸다. 임신을 한 이후로 화장실에 부쩍 자주 가야했기에, 휴게소가 보일 때마다 들렀던 것 같다.
시댁에서의 추수감사절은 시누이의 신생아 딸과 함께 해서인지, 더욱 웃음 넘치는 날들이었다. 평소 점잖던 모습과 달리 아기 앞에서 춤추고 노래하며 계~속 웃으시는 시부모님의 모습을 보니, 나의 부모님 모습이 그 위로 그려졌다. 얼마나 좋아하실까... 6월이 어서 빨리 왔으면 좋겠다!
머무는 동안, 저녁 식사는 온 가족이 함께 하되 나머지 시간은 자유라, 우리는 그동안 못 본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첫날의 저녁 식사는 부모님이 준비하신 대만식 훠궈, 둘째 날은 시누이 부부가 주문한 스페인 음식, 셋째 날은 우리 부부가 준비한 짬뽕 음식이었다. 나는 콩비지찌개와 허니 갈릭 연어를 요리하고, 남편은 양배추 볶음, 탕수갈비 (sweet&sour ribs, 糖醋排骨)와 산베이지 (three cup chicken, 三杯雞)를 요리했다. 콩비지가 입에 안 맞으시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모두 다 너무 잘 드셔서 뿌듯했다. :)
그리고 기대했던 임밍아웃 이벤트는 반 성공적(?)으로 끝이 났다. 다들 식사를 한 이후에 뿔뿔이 흩어져서 아기 목욕 등 각자 할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 조금 김이 샌 상태에서 반 강제로(?) 앉혀 놓고 ㅋㅋ 진행해야 했다. (그전에 시누이 남편은 이미 눈치를 챘다고 한다. 힝. ) 그리고, 포춘쿠키가 부서지지 않아서인지 어머님이 계속 베어 물며 드셔서 종이 들어있다며 말려야 했다. ㅋㅋ 여하튼, 뭔가 눈물과 호들갑 가득한 반응들은 아니었지만,'오~~~'를 연발하시며 좋아하셨다.
임밍아웃 이후에는 시누이에게서 스와들, Palmer's 튼살 크림, 육아 도서 (The whole-brain child)를 선물 받았다. 그리고 이후 아버님이 매일 아침 식사로 과일 모듬을 준비해주셨다! 일어나자마자 손수 종류별로 준비하신 과일들을 마주하니 '아 이런게 행복이구나~' 싶었다.
우리는 지하에 있는 게스트룸에 머물렀는데, 그래서 나는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 할 때마다 숨이 차서 계속 헥헥거려야 했다. 확실히 임신을 한 이후로 조금만 움직여도 금방 숨이 찼다. 그러던 중 어느 날 질 분비물이 나왔는데, 정말 물 같이 맑은 냉이 속옷이 다 젖을 정도로 왈칵 쏟아져 나왔다. 일단은 임신하고 냉이 많아지고 했던 터라 그렇구나 하고 넘겼었다.
블랙프라이데이 임산부 쇼핑
그리고 본격 블랙프라이데이 쇼핑 모드에 돌입하기 전, 친구들에게 임밍아웃을 했다. 우리 나이가 있는지라 대부분의 친구들에게는 이미 아이가 있었기 때문에, 득템의 바람이 가득한 임밍아웃이기도 했다 ㅎㅎ. 당시 Nordstorm에서 Nuna Mixx stroller가 크게 세일하길래 계속 예의 주시하고 있었는데, 남편 친구 중 한 명이 안 쓰는 유모차가 있다고 해서 일단 보류했다. 이것저것 물려받을 것들이 생기다 보니, 결국 내가 이번에 구매한 것들은 Nanit의 baby monitor, 기저귀 쓰레기통, aden+anais의 크립 매트 시트와 아기 이불! Buy buy baby에서 세일중인데다가, $300을 쓰면 $100 크레딧을 주는 프로모션을 진행 중이어서, 딱 $300 조금 넘게 주문했다.
임신 12주차, 아기는 지금
- 4~5.5cm, 7~14g
- 손가락 발가락 구부리기 가능
- 기관들이 작동하기 시작
- 피부가 조금씩 불투명해지기 시작
이번 주 나에게 나타난 임신 12주차 증상
- 입덧이 나아지기도 한다는데, 난 변화가 없음
- 냉의 양이 늘어났는데 이번 주에는 물 같은 냉이 나옴
-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참
- 요통이 가끔 있음
- 여전히 계속 자주 갈증 느낌. 물이랑 베프됨
- 커진 가슴, 초 예민한 유두, 거뭇한 유두/유륜은 여전함
- 화장실에 자주 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