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한동안 MIA 였던 어바인의 톰보이 마마가 임신 23주-24주차 일기로 돌아왔습니다! 잠시 한눈 팔다가 정신 차리고 나니 어느새 막달을 향해 가고 있더라고요; 그럼 시작합니다~.
우리 아기 영어 이름 정하기
이제 슬슬 주변에서 아기 이름은 정했냐는 질문들을 받기 시작하면서, 아직 급한 건 아니지만 후보군 정도는 가지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 출산한 시누이의 경우에는 아기가 예상보다 일찍 빠르게 나온 바람에, 병원에서 이름을 부랴부랴 준비하고 결정해야 했더란다. 시누이 딸은 결국 이쁜 이름으로 잘 지어주게 되었지만, 나는 성격 상 최종 결정 전 두고두고 심사숙고하는 것을 선호하기에, 미리 알아봐야 마음이 편할 것 같았다.
처음엔 며칠 동안 남편과 영어 이름 리스트를 하나씩 읽어가며 마음에 드는지, 안드는지 의견을 공유했다. 나 한 표, 너 한 표.. 근데 문제는 리스트가 그렇게 긴 데, 좀처럼 둘 다 '이거다!' 하는 후보군으로 좁혀지지가 않았다. 뭐랄까, 둘 다 동시에 '완벽한 느낌' 을 받는 게 어려웠달까... 그래서, 우리는 잠시 한 스텝 떨어져서, 우리가 잠재적으로 고려하고 있는 사항들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어보기 시작했다.
먼저, 우리는 아이에 대해 각자 어떤 이미지를 그리고 있는지 (sporty, caring 등등) 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 이름도 그에 맞는 분위기로 지어줄 수 있게. 그리고, 우리는 둘 다 2-3음절의 너무 흔하지 않은 이름을 선호한다는 것을 알았다. 또, 나의 경우는 영어 이름과 한국 이름이 비슷한 발음을 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그의 경우는 각 영어 이름들에 대해 구체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는 경우 그 이름은 피하고 싶어했다. (가령 학창 시절 그 이름의 아이가 있었는데 못된 아이였다던가하는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 아 그리고, 나는 항상 앞뒤가 똑같은 이름(palindrome)으로 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이 있었는데, (그래서 딸이면 이름을 Hannah로 정해뒀었다. 내 생에 딸은 없을 것 같지만 ㅠㅠ) 이건 어느 정도 양보할 수 있는 옵션이었다. ㅋ 마지막으로, 우리는 아이의 이름이 N으로 시작하면 이니셜이 'NY'가 되어 우리에게도 큰 의미가 있기 때문에 (뉴욕에 살 때 생긴 아이), N으로 시작하는 이름으로 정하는 데에 동의했다.
이후 우리는 다행히 longlist에서 약 10개 정도의 shortliist로 정할 수 있었고, 지금은 2개로 많이 좁혀서 sleep on it 하면서 느낌을 지켜보고 있다. 계속 가족과 친구들에게도 두 이름의 느낌이 어떤지 물어보면서 시간을 두고 결정하려고 한다. 이 중 나는 좋은데 남편에게는 별로로 다가와 탈락한 이름 중에 'Nuri' 가 있는데, 지금도 많이 아쉽다. 뜻도 좋고 한국이름(누리) 같기도 하고 영어 이름이기도 하고~ 여러모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남편이 '뉴리' 라고 읽더니 뭐 이런 저런 이유로 거부표 행사. ㅠ
여하튼, 우리가 참고했던 이름 리스트 사이트들은 아래와 같다. (아들 이름 기준. 딸은 각 사이트에서 필터 조정하시면 돼요~)
임신 당뇨 (임당 1차) 검사
그리고 대망의 임당 검사!! 24주차에 들어서면서 (1차) 임당 검사를 받게 되었다. 방법은 채혈 8시간 전부터 금식을 하고, 채혈 1시간 전에 포도당 50g을 10분 내로 다 마시고 가서 채혈하는 것. 나의 경우 병원 예약이 아침 8시여서, 전 날 저녁식사 이후로 물 말고는 아무것도 먹지 않았고, 아침에 너무 목이 말라 물로 목을 좀 축이고, (배가 무척 고팠지만 참고 ㅠㅠ) 아침 7시 시간에 맞춰 냉장고에 넣어두었던 포도당을 원샷했다.
이 포도당의 맛은 임산부 사이에서 악명이 조금 높은 편이라 마시기 전에 긴장이 좀 되었는데, 웬 걸... 너어어어무 맛있었다. ㅋ 나는 그 동안 임당에 대한 공포가 있었기 때문에, 몇 달간 단 음료수는 물론이고 디저트나 단당류의 음식은 거의 입에 대지 않아 왔었다. 그래서인지 이 포도당은 나에게 허가 받고 먹는 불량 식품(?) 같았달까.... 여하튼 김빠진 환타 맛이 너무너무 좋아서 마지막 한 방울까지 털어먹었다. ㅎㅎㅎ
그리고, 며칠 후 통보 받은 결과는? 기준보다 수치가 3이 높아 재검사 확정! 나름 운동도 열심히 한다고 했고, 먹는 것도 최대한 절제하며 먹어온 터라, 이 검사 결과는 나에게 충격 20% 억울함 60%, 자책감 20% 으로 다가왔다. '라면도 안먹고 떡볶이도 안먹고 빵도 안먹고 디저트도 안먹고 아이스크림도 안먹고 음료수도 안먹었단 말이다. 내가 그래도 과일을 많이 먹었나, 운동을 덜 했나, 뭔가 잘못하고 있던건가' 라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찼지만, 수치 차이가 3 정도일 뿐이고, 1차는 워낙에 더 기준이 까다로워 재검 때는 대부분 통과한다고 하니, 이대로 마음을 다스려보기로 한다. 재검 결과는 다음 포스팅에!
생일 + 일상
어바인으로 이사오고 난 후, 코로나의 영향으로 친구들을 거의 만나지 않고 있었는데, 이번 주에는 남편의 친구가 William R. Mason Regional Park 에서 생일파티를 열었다. 모두 처음 인사하는 자리라 설레이기도 했고, (몇몇은 우리 결혼식 때 왔었지만 정신 없이 지나갔었어서 기억이 잘;;) 오랜만에 사람들을 만나니 기분이 좋았다. 게다가 그 생파 친구는 나랑 생일이 같은 주에 있어서, 어쩌다보니 나도 같이 축하받게 되었다. ㅋ 얼른 시국이 나아져서, 이 좋은 사람들과 집에서 바베큐하며 즐길 수 있는 날이 빨리 올 수 있길... <3
임신 23-24주차, 아기는 지금
- 29~30cm, 501~600g
- 숨쉬는 데 도움이 되도록 폐의 혈관이 발달하고 콧구멍이 열리기 시작함
- 내이가 발달하면서 자신의 포지션을 인식함
이번 주 나에게 나타난 임신 23-24주차 증상
- 잇몸에서 피남ㅠ
- 배꼽 위 아래로 임신선이 점점 진해짐
- 오래 서 있으면 다리 저림
- 잠들기 전에 다리 쑤심
- 자고 일어나서/혹은 자다가 힘 한 번 잘못 주면 종아리에 쥐남
- 그 외 지속 중인 증상들 : 아침 갈증, 가슴 커짐, 유두 예민, 어두운 유륜색, 빈뇨, 쉽게 숨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