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현재 18주차를 달리고 있는 초보 임산부입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기록이지만, 저의 미국에서의 임신 일상과 진료, 출산 경험이 다른 분에게도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시작합니다. :)
임신 9주, 어바인 산부인과 첫 진료, 초음파 사진
지난 임신 7주차에 남편의 산부인과 의사 친구를 통해 소개 받은 Judy Wei 선생님. (임신 7주차 '산부인과 예약'편이 궁금하시다면, 클릭)
Doctor's office는 Hoag Hospital Irvine 에 위치하고 있다. 아래는 건물 입구가 보이는 전경 모습이다. 건물은 뭔가 '병원다운' 딱딱한 모습이지만, 진료실 내부는 따뜻한 분위기가 흐른다.
주차장에 도착한 후, 코로나 스크리닝 문답을 위해 미리 통화하고, 진료실로 올라가 체온을 재고, 손 세척하고 나서야 체크인을 마칠 수 있었다. 남편은 나중에 초음파 준비가 다 되면, 똑같은 절차를 밟고 올라와 초음파를 같이 보고, 이어서 의사와 같이 상담하는 형식이었다. 마스크 착용은 당연히 필수!
초음파실로 들어가니, Judy Wei 선생님이 아니라 초음파를 보는 분이 따로 계셨다. 마지막 생리 시작일을 물으시고, 임신 9주차이다보니 배 위로 초음파 진료를 시작했... 으나, 잘 보이지 않는다며 질 초음파로 바꾸셨다. 한국에서 방문했던 산부인과처럼 다리가 높게 걸치는 의자가 아니라, 아래로 내리고 잘 덮어주신데다가 매우 숙련된 솜씨라(?) 별로 불편함은 못 느꼈다. 모든 준비를 마치고, 남편이 들어왔다.
그렇게 튼튼이 모습을 별 설명 없이 보여주셨는데, 움직이길래 '움직인거에요?' 했다. 그러고나서는 감격에 벅차 눈물이 차올랐.. 다기 보다는, '오, 잘 살아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도 보아하니 감격보다는 신기함이 더 큰 것 같았다. 나중에 지나고나서 물어보니, SF 영화에서 보는 외계인 검사 장면ㅋㅋㅋㅋ-_- 같았다고 한다. 아기는 주수에 맞게 잘 크고 있다고 했다. 그리고나서 보여주신 아기 심장 뛰는 모습! 이때 '열심히 자라주고 있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책임감이 들면서 조금 뭉클했다. 우리는 이렇게 심장 소리는 듣지 못하고, 보기만 했다. :)
한국에서는 다들 5-6주차에 첫 초음파 진료받으면서 아기집을 보던데, 나는 9주차 넘어 이미 움직이고 있는 녀석을 보니 복합한 감정들이 하나하나 익숙해질 새 없이 올라왔다. 그래서인지 기다리고 기다리던 순간인데, 뭔가 너무 훅- 들어온 느낌. 아무래도 임신에 대한 확신이 100%는 아닌 때라, 그 순간에는 안도감 가장 컸던 것 같다.
혈액, 소변, 혈압 등 기본 검사를 마치고, 다시 초음파실에 들어가 Judy Wei 선생님에게 진료를 받았다. 문답하면서 기본적인 사항 확인하시고, 아래도 들여다 보시고, 가슴을 조금씩 눌러가면서 멍우리가 있는지도 확인하셨다. 아기는 건강한데, 자궁 경부쪽에 조금 출혈이 있단다.아기도 잘 자라고 있고, 밖으로 비치지는 않는 걸 보니 흡수되고 있어 괜찮은 것 같지만 (나는 착상혈은 커녕 아무 출혈이 없었다.), 혹시 피검사 결과 프로게스테론 수치가 낮을 수도 있으니, 결과 보기 전까지 출혈이 있는 경우를 대비해 질정제 프로게스테론(vaginal progesterone)을 처방한다고 하셨다. (12주차가 되기 전까지 출혈이 있으면 사용하고, 아니면 안해도 된다고 하셨는데, 나는 결국 쓰지 않아도 되었다.)
그 후 우리 부부는 의사 선생님과 마주 앉아 첫 면담을 했고, 앞으로 있을 테스트들과 조심할 음식들 등에 대해 들었다. 그리고, Genetic Carrier Screening Test 도 소개해주셔서, 뉴욕에서 산전 검사 시 받았다고 하니, 다음 방문 때 결과 리포트를 가지고 와달라고 하셨다. ('임신 준비, 산전 검사' 편을 못보고 오셨다면, 클릭)
우리가 앞으로 받을 테스트를 정리하면,
- 10주차 : NIPT 검사. 다운, 에드워드, 파타우 증후군 등을 검사. 성별 확인 가능. 결과 확인까지 약 2주 소요.
- 11/12주차 : Sequential Integrated Screening 1차 (통합 검사). 주로 First Trimester 12주차에 하는데, 나는 11주 6일차에 받음.
혈액 검사로 Papp-A 및 hCG등 측정. 정기 진료 및 초음파 NT (목덜미 투명대) 측정 - 15주차 : Sequential Integrated Screening 2차 (통합 검사). 정기 진료. 초음파 안함.
- 19주차 : The anatomy ultrasound (초음파 정밀 검사). 같은 건물 병원에서는 못하고, 다른 연계 병원에서 받고 와야한다고 함.
- 24/28주차 : Sugar challenge (임당 검사)
※ 이번 진료비 포함, 미국에서의 총 임신 및 출산 비용이 궁금하시면, 이 글을 참고하세요 → 임신 미국/출산 의료비 기록
엄마 택배 도착, 태몽의 의미
그리고 집에 와보니 엄마가 한국에서 보내주신 택배가 도착해 있었다! 엄마의 사랑과 정성이 가득한 온갖 '먹을 것들'. 호호호.. 엄마가 직접 만드신 버섯가루, 고춧가루, 말린 생강, 다시팩 등 내 살림을 200% 풍족하게 하는 것들이다. 삼나물(눈개승마), 기장 미역, 북어채, 김 등 좋은 거라며 보내주신 것도 있었고... 나의 착상 기간 톡톡히 효과를 발했던 (그랬다고 믿고 있는) 오미자! 입덧을 하는 내내 그렇게 차가운 오미자차가 당길 수 없었다. 여러모로 마음 따뜻해지는 하루였다.
마지막으로, 나의 bridesmaid였던 친한 친구에게서 임신 소식을 들었다. '너도? 나도' 하고 나니, 기도할 때 나를 위한 기도도 같이 했다며, 왠지 그럴 것 같았단다. :) 나보다 딱 4주 빠르다. 너무 잘됐다고 한참 얘기하고 나서 생각해보니, 내 주변에 임신했다고 알려온 친구들이 속속들이 생각났다. 또 다른 bridesmaid 친구는 나보다 2달 정도 빨랐고, 가까운 친구 중에도 나보다 한달, 세달 빠른 두 명이 더 있었다. 그렇게 떠오른 엄마의 태몽 내용. (꿈속에선 처음 보는) '우리 집' 안에 뱀들이 가득했다더니, 엄마가 본 게 친구들의 아기들이었나 싶다. 물론, 믿거나 말거나! :)
임신 9주차, 아기는 지금
- 1.5~2.3cm, 1~2g
- 꼬리가 사라짐
- 손가락, 발가락이 생김
이번 주 나에게 나타난 임신 9주차 증상
- 매일 오후 입덧은 계속됨
- 여전히 계속 목 마름. 아침에 일어나면 물 한잔
- 가슴이 많이 커져서 만족스러움. 흐뭇
- 유두-유륜 색깔이 조금 진해진 느낌
- 화장실에 자주 감. 밤에 두세 번은 기본임
- 배가 이따금씩 콕콕거림. 자궁이 커지나보다 싶음
- 변비가 이따금씩 찾아옴
- 여전히 금세 피곤해져 낮잠이 필수임